8000rpm이상을 돌리는 N/A 엔진, 듀얼클러치의 빠른 반응, 날카로운 핸들링의 맛을 유지하면서 최대한의 편안함과 일상생활용도를 충족시킬 수 있는 쿠페를 상상하면 무엇이 나올까?
바로 E92 M3다.
전세대의 M3와 비교할 때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것은 DCT의 효율이다. SMG가 변속하는 맛을 주긴 했지만 특유의 꿀렁이는 느낌과 짧지 않은 변속스피드, 일반 운전자에게 느껴지는 이질감, 클러치와 메인터넌스의 부담감을 주었던 것을 감안하면 DCT는 모든 면에서 월등함을 보여준다. 2010년 LCI라는 이름으로 나온 개량형은 저속에서의 조작 편의성을 높여주는 creeping 비슷한 기능을 넣어 주차같은 상황에서 오토매틱 못지 않게 편하게 다룰 수 있는 존재가 되었다.
훨씬 편하면서도 강력해진 변속기와 더불어 M3의 섀시는 이 등급에서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데 모자람이 없다. 편안함과 스포츠성의 모순을 가장 잘 극복한 스포츠카의 섀시가 아닌가 싶다. 911 GT3 같은 섀시는 너무 하드하고, 911 Turbo는 너무 물렁하며 F430의 섀시는 너무 쉽게 날아가 버릴 것 같은 불안함이 존재한다.
엔진은 420마력이라는 펀카로서 필요충분한 출력을 지니고 있고 DCT, 샤시와 잘 매칭되어 드라이버는 전체적으로 높은 수준의 밸런스를 체험할 수 있다.
실내 재질의 고급스러움, 차체의 디자인, 실용성, 스포츠카로서 무난한 연비 (5000km을 주행한 현재 7.6km/l 수준) 등등 장점이 많은 m3이지만, 결정적으로 아쉬워지는 부분이 딱 하나 있으니 바로 엔진과 배기의 사운드다.
E92의 4.0l V8은 감성으로만 놓고 보면 E46 M3의 I6엔진보다도 아쉬움을 많이 남긴다. AMG나 아메리칸 머슬의 v8처럼 웅혼한 맛을 주는 것도 아니고 페라리의 그것처럼 아드레날린을 솟구치게 하는 맛도 부족하다. 배기튜닝을 해도 근본적인 한계는 극복이 불가능하다. 배기음이나 회전 질감 자체가 절대적으로 아주 나쁜 것은 아닌데 워낙 차의 다른 부분들이 뛰어나기 때문에 혼자 두드러져 보이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