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장 — 이징 모형과 상전이

자화율: 크게 흔들리는 계는 크게 따라온다

임계점 바로 앞, 봉우리가 아직 0에 있지만 곧 갈라지려는 자리에서 m은 얼마나 흔들릴까? 그리고 그렇게 흔들리는 계를 바깥에서 조금 밀면 얼마나 따라올까?

임계점에서는 요동이 줄지 않는다

서로 독립인 스핀 N개의 평균 방향은 스핀이 많을수록 덜 흔들린다. 독립 변수 N개의 평균이므로 분산이 1/N에 비례하고, 흔들림의 크기는 1/√N로 작아진다. 결합이 있으면 이 논리가 어긋난다. 평균의 분산은 스핀 쌍마다의 공분산을 모두 더한 것이어서, 스핀들이 서로 같은 방향을 따라가려 하면 공분산이 쌓여 분산이 커지기 때문이다. 모든 쌍을 같은 결합 J/N으로 묶은 스핀 N개에서, 위를 향한 스핀 수로 배치를 묶어 세는 계산으로 N × Var(m)을 구하면 다음과 같다.

N βJ = 0.5 βJ = 0.9 βJ = 1.0
100 1.96 6.57 11.45
1000 2.00 9.26 36.76
10000 2.00 9.91 116.81

독립인 스핀이라면 N × Var(m)은 N과 상관없이 1이다. 임계점보다 결합이 약한 쪽(βJ < 1)에서도 이 값은 N이 커지면 일정한 값 1/(1 − βJ), 곧 2와 10으로 수렴하므로, 흔들림은 여전히 1/√N로 줄되 결합이 강할수록 더 크게 흔들린다. 그런데 βJ = 1에서는 N을 10배 늘릴 때마다 N × Var(m)이 약 √10 ≈ 3.2배씩 자라며 수렴하지 않는다. 까닭은 평균의 분산을 쌍마다의 공분산으로 풀어 보면 드러난다. N × Var(m) = 1 + (N − 1) × (쌍 하나의 공분산)이므로, 위 표에서 쌍 하나의 공분산을 거꾸로 구할 수 있다. βJ = 0.9에서는 그 값이 N = 100, 1000, 10000일 때 0.0563, 0.0083, 0.0009로 스핀을 10배 늘릴 때마다 거의 1/10씩 줄어, 쌍의 수가 늘어나는 만큼을 상쇄한다. βJ = 1에서는 0.106, 0.036, 0.012로 1/3쯤씩만 준다. 모든 쌍이 묶인 이 계에는 거리라는 것이 없지만, 임계점에서는 쌍 하나하나의 공분산이 스핀을 늘려도 충분히 빨리 줄지 않아서, 많이 모아 평균을 내도 흔들림이 기대만큼 줄지 않는 것이다.

βJ가 1보다 큰 쪽에서도 같은 계산을 하면 N × Var(m)이 N에 거의 비례한다(βJ = 1.5에서 N = 100, 1000, 10000일 때 72.45, 735.97, 7370.10). 이것은 흔들림이 커서가 아니라 m이 +0.86 근처와 −0.86 근처 두 곳에 나뉘어 있기 때문이므로, 그런 경우에는 한 봉우리 안의 흔들림을 따로 재야 한다.

편향에 대한 응답

이렇게 크게 흔들리는 계를 바깥에서 조금 밀면 어떻게 될까? 모든 스핀에 같은 편향 b를 조금 걸었을 때 자화가 얼마나 따라 움직이는지를 재 보자. ln Z를 βb로 한 번 미분하면 N⟨m⟩, 두 번 미분하면 N²Var(m)이 나오므로, 편향에 대한 응답은 편향이 없을 때의 흔들림으로 정해진다. 이 응답을 자화율 (편향에 대한 자화의 응답, magnetic susceptibility) χ(카이)라 하면 다음이 성립한다.

χ=∂⟨m⟩∂b=N Var(m)kT → N→∞  1k (T−Tc)(T>Tc,  kTc=J)\textcolor{#008b8b}{\chi} = \frac{\partial \langle \textcolor{#dd6677}{m} \rangle}{\partial \textcolor{#b8860b}{b}} = \frac{\textcolor{#1f77b4}{N}\, \mathrm{Var}(\textcolor{#dd6677}{m})}{\textcolor{#7f7f7f}{k}\textcolor{#8c564b}{T}} \ \xrightarrow{\ \textcolor{#1f77b4}{N}\to\infty\ }\ \frac{1}{\textcolor{#7f7f7f}{k}\,(\textcolor{#8c564b}{T} - \textcolor{#8c564b}{T_c})} \qquad (\textcolor{#8c564b}{T} > \textcolor{#8c564b}{T_c},\ \ \textcolor{#7f7f7f}{k}\textcolor{#8c564b}{T_c} = \textcolor{#b8860b}{J})
χ자화율 (편향을 조금 걸었을 때 자화가 따라 움직이는 비율)b모든 스핀에 똑같이 건 편향Var(m)편향이 없을 때 자화의 분산T, Tc온도와 임계 온도 (완전 연결 모형에서 임계 온도는 J/k)k볼츠만 상수N스핀의 수\begin{array}{ll} \textcolor{#008b8b}{\chi} & \text{자화율 (편향을 조금 걸었을 때 자화가 따라 움직이는 비율)} \\ \textcolor{#b8860b}{b} & \text{모든 스핀에 똑같이 건 편향} \\ \mathrm{Var}(\textcolor{#dd6677}{m}) & \text{편향이 없을 때 자화의 분산} \\ \textcolor{#8c564b}{T},\ \textcolor{#8c564b}{T_c} & \text{온도와 임계 온도 (완전 연결 모형에서 임계 온도는 J/k)} \\ \textcolor{#7f7f7f}{k} & \text{볼츠만 상수} \\ \textcolor{#1f77b4}{N} & \text{스핀의 수} \end{array}

편향이 없을 때 크게 흔들리는 계는 편향을 조금만 걸어도 크게 따라 움직인다. 임계점 위에서 자화율이 1/(T − T_c)에 비례한다는 것은 자석 실험에서 확인된 모양으로, 퀴리–바이스 법칙이라 부른다. 그리고 임계점에 다가갈수록 자화율은 끝없이 커진다. 유한한 N에서는 이것이 무한대가 아니라 N과 함께 자라는 값으로 나타나며, 위 표의 βJ = 1 칸이 그것이다. 그렇다면 응답에 봉우리가 보이기만 하면 상전이라고 해도 될까? 아래 문제 6에서 따져 보자.

완전 연결 모형의 N × Var(m)(kT = 1이면 자화율 χ)를 βJ에 따라 그린 것. βJ < 1에서는 N을 키우면 1/(1 − βJ)(점선)로 수렴하지만, βJ = 1에서는 N = 100, 1000, 10000일 때 11.45, 36.76, 116.81로 N을 10배 할 때마다 약 √10배씩 자란다. 세로축은 로그 눈금이다.
완전 연결 모형의 N × Var(m)(kT = 1이면 자화율 χ)를 βJ에 따라 그린 것. βJ < 1에서는 N을 키우면 1/(1 − βJ)(점선)로 수렴하지만, βJ = 1에서는 N = 100, 1000, 10000일 때 11.45, 36.76, 116.81로 N을 10배 할 때마다 약 √10배씩 자란다. 세로축은 로그 눈금이다.

문제 6. 봉우리가 있으면 모두 상전이인가

두 에너지 준위(0과 ε)만 가진 독립 입자 N개의 열용량은 βε ≈ 2.4에서 입자 하나당 0.439k로 봉우리를 이룬다(쇼트키 봉우리, Schottky anomaly). (가) 이 봉우리는 상전이인가? N을 10배씩 늘리면 봉우리의 높이는 어떻게 되는가? (나) 완전 연결 이징 모형의 βJ = 1에서 kT × χ = N × Var(m)과 비교하라.

김민준 M11
김민준

온도를 올리다가 한 곳에서 열용량이 확 솟는 거니까 상전이 맞죠. 물이 끓을 때도 열을 부어도 온도가 안 올라가잖아요.

선생님 T14
선생님

N을 바꾸면 봉우리가 어떻게 되는지부터 계산해 봐요.

김민준 M04
김민준

입자가 독립이니까 에너지 분산이 입자 수에 비례하고… 입자 하나당 열용량은 N과 상관없이 0.439k네요. 입자 10개든 100만 개든 봉우리 모양이 똑같아요. 어, 그럼 날카로워지지 않잖아요.

이서연 S07
이서연

독립 확률변수 N개를 더하면 분산이 N배니까, 입자 하나당으로 나누면 그대로지. (나)는 βJ = 1에서 N × Var(m)이 11.45, 36.76, 116.81로, N을 10배 할 때마다 세 배 넘게 커져. 스핀 하나당 응답이 N과 함께 끝없이 자라는 거야.

선생님 T14
선생님

그게 차이예요. 쇼트키 봉우리는 입자 하나의 준위 간격 ε이 kT와 비슷해질 때 입자마다 따로 일어나는 일이라 N을 키워도 날카로워지지 않아요. 상전이는 입자들이 서로 묶여서 생기는 일이고, 그 흔적은 N이 커질수록 날카로워지는 응답이에요.

김민준 M07
김민준

봉우리가 있는지가 아니라, N을 키울 때 봉우리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봐야 하는 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