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장 — 평균장 근사

평균장: tanh 안의 평균과 밖의 평균

앞의 표에서 가장 나은 곱 분포는 편향이 있으면 참 평균보다 더 쏠렸고, 편향이 없어도 결합이 강하면 두 스핀을 모두 한쪽으로 몰았다. 가장 나은 곱 분포는 왜 늘 참 분포보다 한쪽으로 더 쏠리며, 그 m은 어떤 규칙을 따를까?

역사: 바이스의 분자장과 파이얼스의 부등식

원자 자석 하나가 나머지 전체의 평균에만 반응한다는 생각은 이징 모형보다 먼저 나왔다. 철이 퀴리 온도 아래에서 저절로 자석이 되는 까닭을 설명하려고, 프랑스의 물리학자 피에르 바이스는 1907년 논문 「분자장 가설과 강자성」에서 대담한 가정을 했다. 원자 자석들은 서로 독립인데, 다만 자석 전체의 자화에 비례하는 가상의 자기장 속에 함께 놓여 있다는 것이다. 바이스는 이 가상의 자기장을 분자장이라 불렀다. 장(場, field)은 자기장의 장과 같은 말로, 원자 하나를 한쪽으로 미는 편향을 뜻한다. 원자 자석 하나가 한 방향을 따르는 정도는 이 분자장이 정하고, 모든 원자가 그렇게 따른 결과가 다시 자화가 된다. 자화가 자화를 만드는 이 순환에서 두 가지 결론이 나왔다. 어떤 온도 아래에서는 바깥 자기장 없이도 자화가 스스로를 유지하고, 그 온도 위에서는 자화율이 온도와 그 경계 온도의 차이에 반비례한다는 퀴리–바이스 법칙이다. 문제는 분자장이 어디서 오는지였다. 원자 자석 사이의 자기적인 힘으로는 그만한 크기가 나오지 않아 바이스는 기원을 설명하지 못했고, 1928년 하이젠베르크가 양자역학의 교환 상호작용(전자들 사이에 작용하는 양자역학적 효과)을 찾아내고서야 크기가 맞았다. 1970년 노벨상 강연에서 루이 네엘은 바이스의 설명이 이론적으로 매우 만족스러웠지만 「분자장이 균일하다는 것을 교리처럼 받아들이게 만드는 단점이 있었고, 이것이 이론의 발전을 분명히 늦추었다」고 돌아보았다. 네엘 자신이 그 교리를 깬 사람이다. 그는 1932년, 두 종류의 원자가 섞인 합금에서는 원자마다 둘레가 다르니 분자장도 원자 종류마다 따로 두어야 한다며 「국소 분자장」을 도입했다. 같은 생각으로 이웃끼리 반대 방향을 좋아하는 물질의 격자를 서로 반대로 자화된 두 부분 격자로 나누어 다루었고, 반강자성(이웃한 원자 자석이 서로 반대를 향해 전체 자화가 0이 되는 질서)과 페리자성(반대를 향하되 두 쪽의 크기가 달라 자화가 남는 질서)에 관한 이 연구로 1970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강연의 제목도 「자성과 국소 분자장」이었다.

피에르 바이스(1865–1940). 1909년, 요하네스 마이너 촬영, ETH-Bibliothek 소장. 출처: Wikimedia Commons, 퍼블릭 도메인
피에르 바이스(1865–1940). 1909년, 요하네스 마이너 촬영, ETH-Bibliothek 소장. 출처: Wikimedia Commons, 퍼블릭 도메인
루이 네엘(1904–2000). 1970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 무렵, Farabola 촬영. 출처: Wikimedia Commons, 퍼블릭 도메인(이탈리아)
루이 네엘(1904–2000). 1970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 무렵, Farabola 촬영. 출처: Wikimedia Commons, 퍼블릭 도메인(이탈리아)

같은 생각은 자석 밖으로도 퍼져서, 1934년 브래그와 윌리엄스는 합금 속 원자 배열의 질서와 무질서를 같은 근사로 계산했다.

바이스의 가정이 편의를 위한 어림을 넘어 가장 나은 선택이라는 것은 나중에 드러났다. 1938년 파이얼스는 「자유에너지의 최소 성질에 관하여」에서 다루기 쉬운 후보 분포(시험 분포, trial distribution)로 어림한 자유에너지가 참 자유에너지보다 작아질 수 없다는 것을 증명했다. 같은 부등식은 뒤에 이를 널리 쓴 보골류보프와 파인만의 이름을 더해 깁스–보골류보프–파인만 부등식이라고도 불린다. 이 부등식 덕분에 근사는 「자유에너지를 가장 낮게 만드는 후보 분포 고르기」라는 최적화 문제가 되었다.

tanh 안의 평균과 밖의 평균

F[q]를 m₁으로 미분해 0으로 놓으면 가장 나은 곱 분포가 만족하는 조건이 나온다. 엔트로피 항의 도함수가 −kT·artanh m₁이므로 조건은 아래 왼쪽 식이다. 그 곁에는 참 분포에서 정확히 성립하는 식을 두었다. 스핀 2의 방향을 알고 나면 스핀 1은 편향 b + Js₂를 받는 홀로 선 스핀이 되어 평균이 tanh(β(b + Js₂))이고, 이것을 스핀 2의 분포로 평균한 것이 ⟨s₁⟩이다.

m1=tanh⁡ ⁣(β(b+J m2))  (곱 분포),⟨s1⟩p=⟨tanh⁡ ⁣(β(b+J s2))⟩p  (참 분포)\textcolor{#dd6677}{m_1} = \tanh\!\big(\textcolor{#8c564b}{\beta}(\textcolor{#b8860b}{b} + \textcolor{#b8860b}{J}\,\textcolor{#dd6677}{m_2})\big) \ \ (\text{곱 분포}), \qquad \langle \textcolor{#1b9e77}{s_1} \rangle_{\textcolor{#e377c2}{p}} = \big\langle \tanh\!\big(\textcolor{#8c564b}{\beta}(\textcolor{#b8860b}{b} + \textcolor{#b8860b}{J}\,\textcolor{#1b9e77}{s_2})\big) \big\rangle_{\textcolor{#e377c2}{p}} \ \ (\text{참 분포})
m1, m2가장 나은 곱 분포에서 두 스핀의 평균 방향s1, s2스핀의 방향 (+1 또는 −1)⟨⋅⟩p참 볼츠만 분포로 낸 평균b+J m2평균장: 스핀 2를 평균값에 굳혀 두었을 때 스핀 1이 받는 편향J, b결합 계수와 편향β역온도 1/kT\begin{array}{ll} \textcolor{#dd6677}{m_1},\ \textcolor{#dd6677}{m_2} & \text{가장 나은 곱 분포에서 두 스핀의 평균 방향} \\ \textcolor{#1b9e77}{s_1},\ \textcolor{#1b9e77}{s_2} & \text{스핀의 방향 (+1 또는 −1)} \\ \langle \cdot \rangle_{\textcolor{#e377c2}{p}} & \text{참 볼츠만 분포로 낸 평균} \\ \textcolor{#b8860b}{b} + \textcolor{#b8860b}{J}\,\textcolor{#dd6677}{m_2} & \text{평균장: 스핀 2를 평균값에 굳혀 두었을 때 스핀 1이 받는 편향} \\ \textcolor{#b8860b}{J},\ \textcolor{#b8860b}{b} & \text{결합 계수와 편향} \\ \textcolor{#8c564b}{\beta} & \text{역온도 1/kT} \end{array}

두 식의 차이는 평균을 tanh 안에 넣느냐 밖에 두느냐뿐이다. 곱 분포의 스핀 1은 스핀 2를 평균값 m₂에 굳혀 두고, 그 평균이 만드는 편향 b + Jm₂에만 반응한다. 이렇게 다른 변수들을 평균값에 굳혔을 때 한 변수가 받는 편향을 평균장(나머지 변수들의 평균이 한 변수에 만드는 겉보기 편향, mean field)이라 부른다. 반면 참 분포의 스핀 1은 스핀 2가 위를 향할 때의 큰 편향 b + J와 아래를 향할 때의 작은, 때로는 반대 방향인 편향 b − J를 번갈아 받는다. 앞 표의 첫 줄(βJ = 1, βb = 0.5)에 숫자를 넣어 보자. 스핀 2가 위를 향할 확률이 0.850이므로 참 평균은 0.850 × tanh(1.5) + 0.150 × tanh(−0.5) = 0.700이다. 그런데 같은 0.700을 tanh 안에 넣으면 tanh(0.5 + 0.700) = 0.834로 이미 더 크다. tanh는 입력이 커질수록 1 근처에서 거의 늘지 않아서, 편향이 커진 쪽에서 얻는 몫이 편향이 작아진 쪽에서 잃는 몫보다 작기 때문이다. 곱 분포에서는 여기에 순환이 더해진다. 부풀려진 m₁이 스핀 2의 평균장을 키우고, 커진 m₂가 다시 m₁을 키우는 되먹임이 m = 0.881에 이르러서야 멈춘다.

스핀 1의 평균 방향을 tanh 곡선 위에서 본 것(βJ = 1, βb = 0.5). 참 분포는 스핀 2가 위일 때의 tanh(1.5) = 0.905와 아래일 때의 tanh(−0.5) = −0.462를 0.850 : 0.150으로 평균해 0.700(두 점을 이은 선 위)이 되고, 같은 0.700을 tanh 안에 넣으면 0.834, 되먹임이 멈추는 곱 분포의 해는 0.881이다.
스핀 1의 평균 방향을 tanh 곡선 위에서 본 것(βJ = 1, βb = 0.5). 참 분포는 스핀 2가 위일 때의 tanh(1.5) = 0.905와 아래일 때의 tanh(−0.5) = −0.462를 0.850 : 0.150으로 평균해 0.700(두 점을 이은 선 위)이 되고, 같은 0.700을 tanh 안에 넣으면 0.834, 되먹임이 멈추는 곱 분포의 해는 0.881이다.

편향이 없을 때는 같은 되먹임이 대칭을 깨뜨린다. m₁ = m₂ = m으로 두면 조건은 m = tanh(βJm)이 되는데, βJ가 1보다 작으면 해가 0 하나뿐이지만 1보다 크면 0이 아닌 해 ±0.859(βJ = 1.5)가 생기고 F[q]는 그쪽이 더 낮다. 참 분포의 두 스핀은 「같은 방향이되 위와 아래가 반반」이라는 상관으로 결합 에너지를 얻는다. 곱 분포는 상관을 표현할 수 없으니, 결합 에너지를 얻으려면 한쪽을 골라 두 스핀을 모두 그쪽으로 쏠리게 할 수밖에 없다. βJ = 3에서 참 분포는 (위, 위)와 (아래, 아래)에 0.499씩 나뉘어 있는데, 곱 분포는 그 가운데 하나에 거의 모든 확률을 싣는다. 한 봉우리를 통째로 버렸으니 틈은 「두 봉우리 중 어느 쪽인가」에 해당하는 1비트, 곧 ln 2에 다가간다.

이제 패턴을 정리할 수 있다. 가장 나은 곱 분포에서 각 변수의 분포는 나머지 변수들을 평균값에 굳혀 놓은 볼츠만 분포다. 이웃의 흔들림이 평균 하나로 바뀌므로 각 변수는 실제보다 한결같은 편향을 받고, 그래서 곱 분포는 참 분포보다 한쪽으로 더 쏠린다. 참 분포에 봉우리가 여럿이면 곱 분포는 그중 하나를 고른다.

문제 3. 평균을 tanh 안에 넣으면

βJ = 0.5, βb = 0.5인 스핀 두 개가 있다. (가) 스핀 2가 위일 때와 아래일 때 스핀 1이 받는 편향과 그때 스핀 1의 평균 방향을 구하고, 이것으로 참 평균 ⟨s₁⟩_p를 구하라. (나) 같은 참 평균을 tanh 안에 넣은 tanh(β(b + J⟨s₂⟩_p))는 얼마인가? (다) 평균장 방정식을 m₁ = m₂ = 0에서 출발해 되풀이하면 어디에 멈추는가?

김민준 M03
김민준

스핀 2가 아래면 편향이 b − J = 0이네요. 밀어 주는 게 없으니까… 스핀 1도 아래를 향하는 게 자연스럽지 않나요?

선생님 T01
선생님

편향이 0인 스핀 하나는 위와 아래 가운데 어느 쪽이 더 흔하죠?

김민준 M04
김민준

아, 똑같아요. 평균이 tanh 0 = 0이에요. 스핀 2가 위면 편향이 1이라 tanh 1 = 0.762고요. 네 배치를 세면 스핀 2가 위일 확률이 0.807이니까 ⟨s₁⟩_p = 0.807 × 0.762 + 0.193 × 0 = 0.615예요.

이서연 S06
이서연

(나)는 tanh(0.5 + 0.5 × 0.615)인데, 평균을 함수 안에 넣으면 함수의 평균보다 작아지는 거 아니야? 젠센 부등식으로.

김민준 M01
김민준

계산하면 0.668이야. 0.615보다 커.

이서연 S08
이서연

아, 젠센 부등식에서 그 방향은 아래로 볼록한 함수일 때구나. tanh는 양수 쪽에서 위로 볼록해서 거꾸로야. 입력이 커질수록 덜 늘어나니까, 편향이 0인 날 잃은 몫을 평균으로 뭉개면 되찾은 것처럼 보이는 거지.

선생님 T02
선생님

(다)는요?

김민준 M07
김민준

0에서 시작하면 0.462, 0.624, 0.671, 0.683으로 올라가서 0.688에 멈춰요. 안에 넣은 0.668보다도 더 커요. 부풀린 평균이 상대 스핀의 평균장을 다시 키우니까요.

이서연 S01
이서연

평균을 tanh 안에 넣으면서 한 번, 되먹임으로 또 한 번 부푼 거네.

김민준 M12
김민준

알바비를 하루 8시간까지만 쳐 주는 거랑 같네요. 이틀 동안 12시간, 4시간 일하면 8 + 4 = 12시간 치를 받는데, 평균 8시간으로 셈하면 16시간 치를 받을 줄 아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