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이 교재는 왜 존재하는가

어떤 것들은 너무 아름다워서 소수의 전문가에게만 보이는 것이 부당하다.

정보기하학(Information Geometry)이 그렇다. 아마리 슌이치(Shun’ichi Amari)가 1980년대에 발견한 이 수학적 구조는, 확률과 통계의 세계 밑에 숨어 있는 놀라운 기하학적 풍경을 드러냈다. 확률분포가 곡면 위의 점이 되고, 학습이 그 곡면 위의 경로가 되고, 추론이 모델 집합에서 가장 가까운 분포를 찾는 사영(m-사영과 e-사영)이 되는 세계. 그 세계에서는 확률을 섞어 잇는 m-측지선과 로그 확률을 섞어 잇는 e-측지선이 같은 두 점을 잇되 다른 곳을 지나가며, 두 측지선의 긴장이 통계적 추론의 본질을 이룬다.

문제는 이 풍경을 보려면 미분기하학, 통계학, 볼록 해석학의 교차점에 서야 한다는 것이다. 대학원 수준의 수학이 진입장벽처럼 서 있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풍경의 존재조차 모른 채 지나간다.

이 교재는 그 장벽을 우회하려는 시도다.

수식을 없애려는 것은 아니고, 수식이 필요해지는 순간까지 최대한 버티려는 것이다. 학생이 "그래서 그걸 어떻게 정확히 표현하는데요?"라고 스스로 물을 때 비로소 수식이 등장하면, 학생은 자기 물음의 답으로 수식을 반긴다. 우리는 그 순간을 설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