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가지 직선: 확률을 섞는 m-측지선과 곱하는 e-측지선
쌍대 접속은 식으로는 이해했지만, 확률분포의 공간에 왜 하필 쌍대 접속 쌍이 저절로 생길까? 두 분포
역사: 오류 확률의 감소율을 재다가
1952년 스탠퍼드 대학의 통계학자 허먼 체르노프(Herman Chernoff, 1923–2026)에게는 관측값을 모두 더한 합으로 판정하는 두 검정 가운데 어느 쪽이 나은지 견줄 잣대가 필요했다. 앞면 확률이 0.1인 동전인지 0.5인 동전인지를
먼 꼬리의 확률을 셀 때 흔히 쓰던 도구는 중심극한정리(여러 값을 더한 합의 분포가 정규분포에 가까워진다는 정리)였다. 이 정규분포 근사는 평균 가까이에서는 잘 맞지만, 평균에서 멀리 떨어진 꼬리에서는 지수 감소율부터 틀린다. 공평한 동전을 500번 던져 앞면이 90% 이상 나올 확률을 정규분포로 근사하면 실제 값보다 백억 배 가까이 크게 나온다. 체르노프의 논문은 같은 해 『Annals of Mathematical Statistics』에 실린 「A Measure of Asymptotic Efficiency for Tests of a Hypothesis Based on the Sum of Observations」다. 그는 이 논문에서 합이 평균에서 크게 벗어날 확률은
이 경계의 이름에는 일화가 따른다. 체르노프의 회고에 따르면, 동료 허먼 루빈(Herman Rubin)이 그 경계는 훨씬 쉽게 얻을 수 있다고 해서 따져 묻자 루빈은 체비쇼프 부등식 꼴의 짧은 증명을 내놓았다. 체르노프는 그 증명이 너무 사소해 보여 인용하지 않았고, 뒤에 이것을 실수였다고 적었다. 섀넌(Claude Shannon)이 분포의 먼 꼬리에 중심극한정리를 잘못 쓴 결과를 이 논문 속 경계로 살려 냈고, 전기공학 쪽 사람들은 그 뒤 오래도록 그 경계를 「체르노프 경계」라고 불렀다는 것이다.
두 동전을 가리는 물음으로 돌아가면, 두 분포
이 절이 아래에서 e-측지선이라 부를 「곱해서 잇는 경로」는 기하학이 이름을 붙이기 30년 전에 이미 검정 이론의 계산 속에 들어 있었다. 두 분포를 거듭제곱해 곱하고 다시 나누어 잇는 경로와 비중을 바꿔 가며 섞어 잇는 경로 가운데 어느 쪽을 직선이라 불러야 하는지가 이 절의 물음이다.

지금이면 이항분포의 꼬리 확률은 scipy 한 줄로 정확히 나오잖아요. 정규분포로 근사할 필요부터 없었을 것 같은데요.

그 한 줄을 손으로 하면 무엇을 더해야 하죠? 공평한 동전을 500번 던져 앞면이 450번 이상 나올 확률이요.

음, 450번부터 500번까지 경우의 수를

그래서 정규분포 표를 썼고, 그 표가 이 꼬리에서는 백억 배 가까이 틀렸어요. 그런데 체르노프가 알고 싶었던 건

아,

체르노프가 찾은 감소율이 적률생성함수를 가장 작게 만든

0.1 동전과 0.5 동전의 체르노프 점 0.27은 비중을 바꿔 섞은 동전들 위가 아니라 거듭제곱해 곱한 동전들 위에 있었어요. 그럼 두 분포를 곧게 잇는 경로를 비중을 바꿔 섞는 경로 하나로 정해 버리면 안 되는 거예요?
더하기와 곱하기
동전 두 개로 먼저 보자. 앞면 확률이 0.1인 동전과 0.5인 동전의 "가운데 동전"은 두 가지로 만들 수 있다. 하나는 섞기로, 두 동전 가운데 하나를 반반의 확률로 골라 던지면 앞면 확률은
분포를 결합하는 이 두 방식, 분포를 더하는 것(혼합, mixture)과 곱하는 것(곱해서 합치기, exponential)이 두 가지 직선을 낳는다. 덧셈이 자연스러운 좌표계에서의 직선이 m-측지선이고, 곱셈이 자연스러운 좌표계에서의 직선이 e-측지선이다. m은 혼합(mixture), e는 지수(exponential)의 머리글자다. 곱하는 쪽에 지수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확률을 곱하는 일이 로그를 더한 뒤 지수 함수로 되돌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측지선은 그 공간에서 가장 곧은 길이고, 두 직선은 서로 다른 접속, m-접속과 e-접속의 측지선이다. 이 두 직선이 서로 쌍대인 두 접속의 측지선이라는 것은 1970~80년대 에프런, 다위드, 아마리 순이치가 정리했다. 이 장에서는 e-접속을
- m-측지선과 e-측지선 (섞는 길과 곱하는 길 / m-geodesic and e-geodesic): 두 분포를 비중
로 섞어 가는 길이 m-측지선이고, 두 분포의 확률을 각각 , 제곱해 곱한 뒤 합이 1이 되게 나누어 가는 길(로그 확률로 보면 비중 의 평균)이 e-측지선이다. 이 각 측지선의 가운데다. m-측지선과 e-측지선을 만드는 m-접속과 e-접속은 피셔 계량에 대해 쌍대다. 레비-치비타 측지선은 m-측지선과 e-측지선 사이에 놓인다.
빛과 셀로판이 좋은 비유가 된다. 두 전등의 빛을 한 벽에 비추는 일과, 셀로판 두 장을 겹쳐 빛을 통과시키는 일이 두 결합에 하나씩 대응한다. 어느 쪽이 더하기이고 어느 쪽이 곱하기인지는 아래 문제에서 직접 셈해 보자.


ML에서: 전문가의 혼합과 전문가의 곱
여러 모델의 예측 분포를 하나로 합치는 방법에도 m-측지선과 e-측지선의 두 결합이 나타난다. 제이컵스(R. Jacobs)·조던(M. Jordan)·놀런(S. Nowlan)·힌턴(G. Hinton)의 1991년 논문 "Adaptive mixtures of local experts"가 제안한 전문가 혼합(mixture of experts)은 전문가들의 분포를 게이트가 정한 비중으로 더한다. m-측지선 쪽 방식이다. 힌턴의 2002년 논문 "Training products of experts by minimizing contrastive divergence"의 전문가 곱(product of experts)은 전문가들의 분포를 곱한 뒤 합이 1이 되게 다시 나눈다. 로그를 취하면 더하기가 되는 이 결합은 e-측지선 쪽 방식이다. 두 경우 모두 여기서 움직이는 것은 확률분포 자체이고, 두 결합이 실제로 어떤 분포를 내놓는지는 아래 문제에서 숫자로 본다.
문제 3: 셀로판 두 장, 전등 두 개
확인 빨강·초록·파랑 빛을 통과시키는 비율이 노랑 셀로판은 90%·90%·10%, 자홍 셀로판은 90%·10%·90%다(계산하기 좋게 고른 값이다). (가) 흰 전등 앞에 두 장을 겹쳐 대면 세 빛은 처음 밝기의 몇 %씩 나오는가? (나) 흰 전등 두 개 앞에 한 장씩 대고 두 빛을 같은 벽에 비추면, 벽에 닿는 빛 전체에서 빨강·초록·파랑이 차지하는 비율은 각각 몇 %인가? (다) 초록처럼 한 장만 잘 통과시키는 빛은 어느 쪽에서 살아남는가?
같이 풀기 세션 3

겹치면 두 색의 가운데니까 평균이죠. 빨강 90%, 초록 50%, 파랑 50%요.

위의 감산 혼합 그림에서 자홍(M)과 노랑(Y)이 겹친 곳은 무슨 색이에요?

빨강이요… 초록이 50%나 나오면 분홍빛이어야 하는데요. 아, 빛이 노랑 셀로판을 먼저 지나고 남은 빛이 자홍 셀로판을 또 지나니까 곱해야 해요. 빨강

(나)는 두 빛이 벽에서 만나니까 더해. 빨강

초록은 노랑 셀로판은 잘 통과시키고 자홍 셀로판은 막는 빛이죠. 두 경우에 초록은 어떻게 됐어요?

비추면 하나라도 내보낸 빛이라 26%로 살아남고, 겹치면 하나라도 막은 빛이라 9%로 거의 사라졌어요. 더하기는 「하나라도」, 곱하기는 「둘 다」네요.

조교 두 분 점수를 더해 주는 과제는 한 분만 후하게 줘도 점수가 남는데, 두 분 다 통과시켜야 하는 과제는 한 분만 막아도 끝나는 거랑 같아요.
문제 4: 두 분류 모델 합치기
계산 같은 사진을 두 분류 모델이 보고 고양이·여우·개일 확률을 냈는데, 모델 A는
같이 풀기 세션 4

(가)는

계산하기 전에 하나만요. 로짓을 반씩 더해서 softmax에 넣으면, 확률로 따지면 무엇을 한 것과 같죠?

두 모델의 로짓을

그러면 (가)가 m-측지선, (나)가 e-측지선의 가운데야. 그런데 이상해. 여우는 두 모델 다 0.15로 낮게 봤는데 (나)에서는 0.27로 올라갔어.

고양이를 보세요. A는 0.80, B는 0.05로 크게 엇갈렸죠. 두 결합에서 고양이 확률은 각각 무엇에 끌려갔어요?

더하면 0.80이 끌어올려서 0.425가 남고, 곱하면 0.05가 깎아서 0.364로 내려갔어요.

곱에서는 한 모델이라도 낮게 본 답이 깎이죠. 그럼 여우는요?

여우는 두 모델 다 0.15라 깎일 게 없어요. 고양이와 개가 깎였으니까, 두 모델이 다 「그럴 수도 있다」고 본 여우가 상대적으로 올라온 거예요. 확률 평균은 두 봉우리를 그대로 남기고, 로짓 평균은 두 모델이 덜 반대하는 답으로 확률을 모으네요.

그래서 「곱하면 늘 뾰족해진다」고 외우면 안 돼요. 두 분포가 겹치는 데가 있으면 곱은 그 겹친 곳으로 좁아지고, 서로 다른 데를 가리키면 곱은 둘 사이의 타협점으로 가요.

문제 3(셀로판 두 장)이랑 같네요. 한 장이라도 막은 초록이 사라졌던 것처럼, 한 모델이라도 낮게 본 고양이와 개가 깎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