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문제에서 아인슈타인은 물질의 에너지-운동량 텐서 Tij(성분 10개)와 맞세울 곡률의 요약을 찾고 있었다. 리치 텐서도 첨자가 두 개인 대칭 텐서라 성분이 10개이니 그대로 등호로 이으면 될 것 같다. 그런데 양변이 같으려면 성분 수와 함께 성질도 맞아야 한다.
역사: 아인슈타인의 3년 에움길
1912년 여름 취리히로 돌아온 아인슈타인은 대학 동창인 수학자 마르셀 그로스만을 찾아갔고, 그로스만은 그에게 리만 기하학을 알려 주었다. 그해 겨울부터 이듬해까지 아인슈타인이 적은 연구 노트(오늘날 「취리히 노트」라 부른다)에는 리치 텐서로 중력 방정식을 세우려는 계산이 들어 있다. 그러나 그는 리치 텐서로 방정식을 세우는 방법을 버리고, 1913년 그로스만과 함께 좌표를 바꾸면 꼴이 달라지는 방정식을 담은 「개요(Entwurf)」 이론을 발표했다.
아인슈타인은 2년 넘게 이 이론을 붙들다가 1915년 11월 리치 텐서 쪽으로 돌아왔다. 돌아와서 처음 낸 식에도 에너지와 운동량의 보존과 맞지 않는 문제가 남아 있었다. 1915년 11월 25일 프로이센 학술원에 낸 마지막 식에서 그는 리치 텐서에 스칼라 곡률이 든 항을 더해 이 문제를 풀었다. 그 항이 무엇이고 왜 필요한지가 이 절의 내용이다.
아인슈타인이 1915년 11월 25일 프로이센 학술원에 낸 마지막 식이 실린 845쪽으로, 식 (2a)의 Gim은 이 논문에서 리치 텐서이고 절반 21은 물질 쪽 Tim−21gimT에 붙어 있는데, 양변을 축약해 옮기면 리치 텐서에서 스칼라 곡률의 절반을 빼는 꼴과 같다 (A. Einstein, 「Die Feldgleichungen der Gravitation」, Sitzungsberichte der Preußischen Akademie der Wissenschaften, 1915, 844–847쪽. 인터넷 아카이브 스캔, 위키미디어 공용, 퍼블릭 도메인)
김민준
1912년에 이미 노트에 리치 텐서를 적어 놓고 3년을 돌아간 거잖아요. 지금 보면 답을 바로 앞에 두고 지나친 것 같아요.
선생님
그 노트에서 아인슈타인이 확인하려던 게 뭐였을까요? 새 중력 방정식은 중력이 약한 곳에서는 무엇과 맞아야 하죠?
이서연
음, 뉴턴 중력이요. 행성 궤도를 200년 넘게 맞혀 온 이론이니까, 거기서 어긋나면 새 이론을 믿을 수 없어요.
선생님
그래요. 왜 버렸는지는 역사가들 사이에서도 해석이 갈려요. 흔히 드는 설명은 이래요. 그때는 리치 텐서로 세운 식에서 뉴턴 중력과 보존법칙이 함께 나오게 하는 좌표를 어떻게 골라야 하는지 알려 줄 방법이 없었어요. 노트에서 고른 좌표로 계산해 보니 맞지 않는 것처럼 보였고, 아인슈타인은 그 탓을 리치 텐서에 돌렸다는 거죠.
김민준
아, 그럼 1915년 11월 첫 식에 남았다는 보존법칙 문제도 그때부터 붙어 다닌 거네요.
선생님
오늘 교과서에는 곡률의 미분 사이에 성립하는 항등식에서 보존법칙이 저절로 따라 나온다고 적혀 있죠. 아인슈타인은 그 항등식을 모른 채 계산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보존법칙과 맞는 꼴을 계산으로 하나하나 더듬어 찾아야 했던 거예요.
이서연
그 항등식을 알았다면, 리치 텐서에서 스칼라 곡률 항을 얼마만큼 빼야 하는지도 바로 정해졌을까요?
발산이 0인 조합
숫자로 먼저 보자. 반지름 1인 3차원 구면 S3에서는 어느 방향이든 리치 값이 2이고, 서로 수직인 세 방향의 리치 값을 더한 스칼라 곡률은 6이다. 방향마다 리치 값에서 스칼라 곡률의 절반 3을 빼면 −1이 되는데, 아인슈타인이 더한 항이 바로 이렇게 스칼라 곡률의 절반을 빼는 항이다. 왜 하필 절반일까?
맞춰야 할 성질은 보존법칙이다. 물질의 에너지와 운동량은 어디서 저절로 생기거나 사라지지 않으므로, 우변 Tij는 발산(벡터장의 발산 ∇·처럼 한 점에서 새어 나가는 양. 두 분포 사이의 발산과는 이름만 같다)이 0이다. 좌변도 발산이 0이어야 하는데, 리치 텐서는 스칼라 곡률이 곳마다 다르면 발산이 0이 아니다. 리치 텐서에서 스칼라 곡률로 된 부분을 알맞게 빼면 발산이 0이라는 조건이 맞는데, 이렇게 뺀 조합을 아인슈타인 텐서라 부른다.
절반이 나오는 것은 곡률의 미분 사이에 성립하는 제2 비앙키 항등식 때문이다. 이 항등식을 두 번 축약하면, 리치 텐서의 발산이 스칼라 곡률의 편미분 ∂jR의 꼭 절반이라는 관계 ∇iRij=21∂jR가 나온다. 한편 Rgij의 발산은 ∂jR 그대로다(레비-치비타 접속으로 미분하면 계량은 변하지 않는다). 그러니 21Rgij를 빼야 두 발산 21∂jR이 꼭 지워진다.
그래서 두 번째 식은 어떤 계량에서나 성립하는 기하학의 항등식이다. 아인슈타인 방정식 Gij=8πGTij(오른쪽의 G는 중력상수로, 아인슈타인 텐서와 다른 기호다)의 좌변은 우변의 보존법칙 ∇iTij=0을 저절로 따른다. 좌변의 아인슈타인 텐서가 일반상대성이론에서 중력이 보는 곡률이다.
아인슈타인 텐서(보존법칙과 맞는 곡률 요약, Einstein Tensor, Gij)는 리치 텐서에서 스칼라 곡률의 절반에 계량을 곱한 것을 뺀 대칭 2차 텐서다. 어떤 계량에서나 발산이 0이어서 물질의 에너지-운동량 텐서와 등호로 맞세울 수 있다. 4차원에서 성분은 10개다.
아인슈타인 중력장 방정식의 핵심. 물질이 시공간을 휘게 하고, 휘어진 시공간이 물질의 운동을 결정한다
문제 7: 2차원 세계의 중력
계산 2차원 곡면에서는 리치 텐서가 Rij=Kgij이고 스칼라 곡률이 R=2K이다(K는 가우스 곡률). 2차원 곡면의 아인슈타인 텐서 Gij를 구하라. 2차원 세계에서 아인슈타인 방정식 Gij=8πGTij를 그대로 쓰면 무엇이 이상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