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 — 온도

열의 방향: 에너지는 β가 작은 쪽에서 큰 쪽으로

뜨거운 국그릇을 식탁에 두면 국은 식고 둘레 공기는 조금 데워진다. 식은 국이 공기에서 열을 도로 가져와 다시 뜨거워지는 일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영번째 법칙은 온도의 정의에서 바로 나왔는데, 열이 뜨거운 쪽에서 차가운 쪽으로만 흐른다는 이 오래된 경험도 같은 정의에서 나올까? 클라우지우스는 물체가 온도 T에서 열 Q를 받으면 Q/T만큼 늘어나는 양을 정의하고 거기에 엔트로피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가 열 Q를 하필 온도 T로 나눈 이유도 여기서 설명될까?

경우의 수로 본 열의 방향

평형이 아닌 두 계 A, B 사이에서 에너지 δE(δ는 델타)가 A에서 B로 간다고 하면, 전체 로그 경우의 수는 다음만큼 변한다.

Δln⁡W전체≈δE (βB−βA)\Delta \ln \textcolor{#d62728}{W_{\text{전체}}} \approx \delta \textcolor{#ff7f0e}{E}\,(\textcolor{#8c564b}{\beta_B} - \textcolor{#8c564b}{\beta_A})
W전체A와 B를 합친 전체 경우의 수δEA에서 B로 간 작은 에너지βBB의 역온도βAA의 역온도\begin{array}{ll} \textcolor{#d62728}{W_{\text{전체}}} & \text{A와 B를 합친 전체 경우의 수} \\ \delta \textcolor{#ff7f0e}{E} & \text{A에서 B로 간 작은 에너지} \\ \textcolor{#8c564b}{\beta_B} & \text{B의 역온도} \\ \textcolor{#8c564b}{\beta_A} & \text{A의 역온도} \end{array}

실제로 일어나는 것은 경우의 수가 늘어나는 변화이므로, 에너지는 β_B > β_A일 때에만 A에서 B로 간다. 다시 말해 에너지는 β가 작은 쪽, 곧 온도가 높은 쪽에서 β가 큰 쪽, 곧 온도가 낮은 쪽으로 흐른다. "열은 뜨거운 곳에서 차가운 곳으로 흐른다"는 오래된 경험 법칙이 경우의 수를 세는 일에서 나온 것이다.

클라우지우스가 Q를 T로 나눈 이유

이번에는 열역학의 측정값과 맞춰 보자. 어떤 계가 부피를 바꾸지 않은 채 열 Q를 조금 받으면 그 에너지가 Q만큼 늘어나므로, 엔트로피는 다음만큼 늘어난다.

ΔS≈∂S∂E Q=QT\Delta \textcolor{#9467bd}{S} \approx \frac{\partial \textcolor{#9467bd}{S}}{\partial \textcolor{#ff7f0e}{E}}\, \textcolor{#ff7f0e}{Q} = \frac{\textcolor{#ff7f0e}{Q}}{\textcolor{#8c564b}{T}}
S계의 엔트로피E계의 에너지Q계에 들어온 열T계의 온도\begin{array}{ll} \textcolor{#9467bd}{S} & \text{계의 엔트로피} \\ \textcolor{#ff7f0e}{E} & \text{계의 에너지} \\ \textcolor{#ff7f0e}{Q} & \text{계에 들어온 열} \\ \textcolor{#8c564b}{T} & \text{계의 온도} \end{array}

클라우지우스가 열기관의 측정으로 찾아낸 Q/T라는 양이, 로그 경우의 수를 에너지로 미분한 값이 온도의 역수라는 정의에서 정확히 나오는 것이다. 예를 들어 400K 물체에서 300K 물체로 열 1000J이 가면 엔트로피는 −1000/400 + 1000/300 ≈ +0.83 J/K만큼 늘어나는데, 이는 앞의 계산을 에너지 단위로 쓴 것과 같다.

문제 4. 욕조에 부은 커피 한 컵

40도 물 200리터가 든 욕조에 80도 커피 한 컵(200 mL)을 붓는다. 커피도 물처럼 1 kg을 1도 데우는 데 4.18 kJ이 든다고 하자. (가) 다 섞인 뒤의 온도는 몇 도인가? (나) 커피가 내준 열은 몇 kJ인가? (다) 붓기 전에 에너지를 더 많이 가진 쪽은 어디인가?

이서연 S01
이서연

열은 에너지가 같아질 때까지 흐르는 거니까, 에너지가 훨씬 많은 욕조에서 커피로 가겠네요.

김민준 M01
김민준

에이, 커피가 더 뜨거운데. (가)는 무게로 평균 내면 (200 × 40 + 0.2 × 80)/200.2 ≈ 40.04도야.

선생님 T01
선생님

서연 학생 말대로 두 쪽의 에너지가 같아질 때까지 흐른다면, 커피는 몇 도쯤 돼야 할까요?

이서연 S05
이서연

욕조가 가진 에너지의 거의 절반을 부피가 천분의 일인 커피가 받아야 하니까… 커피가 수십만 도가 돼야 해요. 말이 안 되네요.

김민준 M01
김민준

(나)는 커피가 80도에서 40.04도로 내려가면서 0.2 × 4.18 × 39.96 ≈ 33.4 kJ을 내줬어. 욕조는 그걸 받아서 0.04도 올랐고.

이서연 S09
이서연

에너지가 훨씬 많은 욕조가 오히려 받았네요. 같아지는 건 에너지가 아니라 온도예요.

문제 5. 열은 어느 쪽으로 가나

두 계의 역온도가 β_A = 2, β_B = 0.5 (단위: 1/에너지 단위)이다. 맞닿게 하면 에너지는 어느 쪽으로 가는가?

김민준 M01
김민준

β가 큰 A가 더 뜨겁죠. A에서 B로 가요.

선생님 T03
선생님

β가 무엇의 역수였죠?

김민준 M07
김민준

온도요. 아, β가 크면 온도가 낮아요. T_A = 0.5, T_B = 2. B가 뜨겁네요.

선생님 T14
선생님

결론만 외우지 말고 경우의 수로 확인해 봐요. B에서 A로 에너지 δ가 가면 ln W는?

김민준 M11
김민준

A는 2δ 늘고 B는 0.5δ 줄어요. 전체로 +1.5δ. 경우의 수가 늘어나니까 B에서 A로 가요.

선생님 T13
선생님

맞아요. β는 "에너지를 얼마나 반기는가"예요. 많이 반기는 쪽이 차가운 쪽이고, 에너지는 그쪽으로 가요.

이서연 S01
이서연

욕조 문제에서 커피가 β가 작은 쪽이었던 거네요. 그럼 에너지가 옮겨 가는 동안 두 β는 어떻게 돼요?

선생님 T12
선생님

덩어리를 담는 계를 떠올려 봐요. 덩어리를 많이 가진 계일수록 하나를 더 받을 때 ln W가 조금 늘었죠?

이서연 S09
이서연

그럼 받는 A는 에너지가 늘면서 β가 작아지고, 내주는 B는 β가 커지니까 둘이 만나는 곳에서 멈추겠네요. 욕조처럼 큰 쪽은 33 kJ을 받아도 β가 거의 안 변하고요. 덩어리 문제에서 60 : 40이 나온 것도 같은 얘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