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휘었는지를 어떻게 숫자로 말하나

출발 문제

“이 공간은 휘어져 있다.” 우리는 이 말을 이미 여러 번 했다. 평행이동의 경로 의존성으로 확인했고, 측지선이 직선과 다르게 행동하는 것도 보았다. 하지만 한 가지 질문이 남아 있다: 얼마나 휘어져 있는가?

양의 곡률(구면), 0 곡률(평면), 음의 곡률(안장면)에서의 측지 삼각형. 양의 곡률에서는 삼각형 내각의 합이 180°를 넘고, 음의 곡률에서는 180°보다 작다.

2차원 곡면에서는 비교적 단순했다. 가우스 곡률 KK라는 하나의 숫자가 각 점의 휘어짐을 완전히 기술했다. 구면은 K>0K > 0, 안장은 K<0K < 0, 평면은 K=0K = 0. 하지만 3차원으로 넘어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3차원 공간의 한 점에서 xyxy-방향, yzyz-방향, xzxz-방향의 휘어짐이 모두 다를 수 있다. 하나의 숫자로는 이 정보를 담을 수 없다.

nn차원에서는 사정이 더 복잡해진다. 접선공간에서 2차원 평면을 고르는 방법이 (n2)\binom{n}{2}가지이고, 각 방향에서 곡률이 다를 수 있다. 4차원 시공간에서는 6개의 독립적인 2차원 방향이 있으며, 곡률 정보는 20개의 독립 성분을 가진 텐서로 표현된다. 아인슈타인이 일반상대성이론을 세우기 위해 텐서 해석학을 배워야 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이 "방향별 휘어짐"을 체계적으로 담는 수학적 도구는 무엇인가? 어떤 방향에서 얼마나 휘어져 있는지를 모든 방향에 대해 한꺼번에 기술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그 답이 리만 곡률 텐서다.

패턴

5장에서 홀로노미를 배웠다: 벡터를 닫힌 경로를 따라 평행이동하면 돌아왔을 때 어긋나며, 어긋남의 크기는 둘러싼 영역의 곡률의 적분이다. 이 아이디어를 극한까지 밀어붙여 보자.

구면 위에서 벡터를 미소 루프를 따라 평행이동하면 원래 방향과 어긋난다. 이 어긋남의 크기가 곡률이며, 리만 곡률 텐서는 이 현상을 모든 점과 모든 방향에 대해 체계적으로 기록한다.

닫힌 경로를 점점 작게 줄여서, 한 점에서 두 방향 uu, vv로 각각 ϵ\epsilon만큼 가서 만드는 아주 작은 평행사변형을 생각하자. 이 미소 평행사변형을 따라 벡터 WW를 평행이동하면, 돌아왔을 때 WW는 약간 바뀌어 있다. 이 변화량을 ϵ2\epsilon^2으로 나누면(면적에 해당), ϵ0\epsilon \to 0의 극한에서 하나의 잘 정의된 양을 얻는다. 이것이 "점 pp에서, uu-vv 평면 방향으로, 벡터 WW를 평행이동했을 때의 곡률"이다.

핵심 관찰은 이것이다: 같은 점에서라도 uu-vv 방향과 uu-ww 방향의 결과가 다를 수 있다. 곡률은 뿐 아니라 방향에도 의존한다. 따라서 곡률을 하나의 숫자(스칼라)로 표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입력으로 방향 두 개와 벡터 하나를 받아 벡터 하나를 내놓는 텐서가 필요하다.

같은 내용을 미분의 언어로 번역할 수 있다. 평평한 공간에서는 편미분의 순서가 상관없다: 2fxy=2fyx\frac{\partial^2 f}{\partial x \partial y} = \frac{\partial^2 f}{\partial y \partial x}. 그런데 공변미분(접속을 사용한 미분)에서는 이것이 깨질 수 있다. uvW\nabla_u \nabla_v WvuW\nabla_v \nabla_u W의 차이가 바로 곡률이다. 미분의 순서를 바꾸면 결과가 달라진다 — 이 "교환불가능성"이 곡률의 또 다른 얼굴이다.

비유를 들면, 곡률 텐서는 곡면의 "성격표"와 같다. 각 점에서 모든 방향의 휘어짐을 빠짐없이 기록한 종합 보고서다. 가우스 곡률은 이 보고서의 “요약” 한 줄이었고, 단면곡률은 특정 방향만 뽑아본 "발췌"이며, 리만 곡률 텐서는 보고서 전체다.

정리

곡률 텐서는 공변미분의 비가환성을 정확히 측정한다. 임의의 벡터장 WW와 방향 uu, vv에 대해:

R(u,v)W=uvWvuW[u,v]WR(u,v)W = \nabla_u\nabla_v W - \nabla_v\nabla_u W - \nabla_{[u,v]}W

여기서 [u,v][u,v]uuvv의 리 괄호(Lie bracket)이다. 좌표 벡터장에 대해서는 [u,v]=0[u,v] = 0이므로 마지막 항이 사라진다. 좌표 성분으로 쓰면 Rijkl=kΓljilΓkji+ΓkmiΓljmΓlmiΓkjmR^i{}_{jkl} = \partial_k \Gamma^i_{lj} - \partial_l \Gamma^i_{kj} + \Gamma^i_{km}\Gamma^m_{lj} - \Gamma^i_{lm}\Gamma^m_{kj}이다.

이 공식을 해석해 보자. uvW\nabla_u\nabla_v W는 "먼저 vv 방향으로 미분하고, 그 결과를 uu 방향으로 미분"하는 것이고, vuW\nabla_v\nabla_u W는 순서를 바꾼 것이다. 평평한 공간에서는 이 둘이 같지만, 휘어진 공간에서는 그 차이가 R(u,v)WR(u,v)W로 나타난다. 이것은 정확히 미소 평행사변형을 따른 평행이동의 어긋남의 무한소 버전이다.

리만 곡률 텐서는 강력한 대칭성을 가진다. nn차원에서 성분의 수는 n4n^4개이지만, 다음 대칭 관계들 덕분에 독립 성분의 수가 크게 줄어든다: 반대칭성 Rijkl=Rijlk=RjiklR_{ijkl} = -R_{ijlk} = -R_{jikl}, 쌍 대칭성 Rijkl=RklijR_{ijkl} = R_{klij}, 그리고 제1 비앙키 항등식 Rijkl+Riklj+Riljk=0R_{ijkl} + R_{iklj} + R_{iljk} = 0. 이 관계들에 의해 4차원에서 독립 성분은 256256개가 아닌 2020개뿐이다. 또한 제2 비앙키 항등식 mRijkl+kRijlm+lRijmk=0\nabla_m R^i{}_{jkl} + \nabla_k R^i{}_{jlm} + \nabla_l R^i{}_{jmk} = 0은 곡률 텐서의 미분에 대한 제약이며, 이것이 아인슈타인 방정식에서 에너지-운동량 보존 법칙을 보장한다.

정의

핵심 인물과 일화

베른하르트 리만 — 곡률을 텐서로 (1854)

리만의 초상

리만의 1854년 취임강연은 매니폴드와 계량만을 다룬 것이 아니었다. 강연의 후반부에서 리만은 더 깊은 질문으로 나아간다: 이 공간이 얼마나 휘어져 있는가를 어떻게 측정하는가?

가우스는 2차원 곡면의 곡률을 하나의 숫자(가우스 곡률 KK)로 표현할 수 있음을 보였다. 하지만 3차원 이상에서는 하나의 숫자로는 부족하다. 3차원 공간에서는 xyxy-평면 방향, yzyz-평면 방향, xzxz-평면 방향의 곡률이 각각 다를 수 있다. 일반적인 nn차원에서는 가능한 2차원 방향의 수가 (n2)\binom{n}{2}이고, 곡률 정보는 텐서 — 4개의 첨자를 가진 양 — 로 표현되어야 한다.

리만은 이 텐서의 존재와 기본적인 대칭성을 강연에서 제시했다. 하지만 당시 텐서 표기법이 아직 없었기 때문에, 리만은 이것을 좌표 계산이 아닌 개념적 수준에서 서술했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RijklR^i{}_{jkl} 표기는 크리스토펠(1869)과 리치-쿠르바스트로(1880년대)를 거쳐 완성된 것이다.

리만 곡률 텐서의 핵심 아이디어는 이것이다: 두 방향 uu, vv를 골라 아주 작은 평행사변형을 그리고, 그 경로를 따라 벡터를 평행이동한다. 돌아왔을 때의 어긋남이 그 방향에서의 곡률이다. 무한소 수준의 홀로노미.

리만은 이 아이디어를 제시했을 때 27세였고, 39세에 세상을 떠났다. 그가 더 오래 살았더라면 곡률 텐서의 이론이 어디까지 발전했을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적어도 이것은 확실하다: 곡률을 "하나의 숫자"가 아닌 "방향에 따라 달라지는 텐서"로 파악한 그 발상의 전환이 없었다면,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시각화 아이디어

연결되는 세계들

분야 연결
일반상대론 아인슈타인 방정식: Rμν12gμνR=8πTμνR_{\mu\nu} - \frac{1}{2}g_{\mu\nu}R = 8\pi T_{\mu\nu}
위상수학 가우스-보네 정리: 곡률의 적분 = 위상적 불변량
기계학습 손실 풍경의 곡률 → 학습률 선택, 안장점 탈출 전략
비교기하학 단면곡률의 부호가 매니폴드의 전체 형태를 제약
재료과학 결정의 결함 = 곡률과 비틀림의 물리적 실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