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모델이 같은 값을 서로 다른 정규분포로 예측했을 때 둘을 하나로 합치거나, 학습 중인 모델의 분포를 한 분포에서 다른 분포로 조금씩 옮겨 갈 때, 우리는 두 분포의 「가운데」를 정해야 한다. 정규분포 N(−2,1)과 N(2,1)의 한가운데에 있는 분포는 무엇일까? 괄호 안의 두 수는 평균과 분산이다. 평균이 0인 것은 분명한데, 분산은 무엇을 기준으로 가운데를 잡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정규분포 하나를 가리키는 다이얼(매개변수) 묶음은 여러 벌 고를 수 있다. 밀도를 exp(ax+bx2+상수) 꼴로 썼을 때 x와 x2 앞에 붙는 두 수 (a,b)를 다이얼로 삼아 두 분포를 평균 내면 N(0,1)이 나오고, 평균과 제곱의 평균 (E[x],E[x2])을 다이얼로 삼아 평균 내면 N(0,5)가 나온다. 두 계산은 이 장 뒷부분에서 직접 해 본다.
두 점의 한가운데는 둘을 잇는 곧은 길의 중간점이다. 한가운데가 둘이라면 곧은 길도 둘이라는 말이 된다. 그런데 무엇을 곧은 길이라 부를지는 접속(이웃한 두 점의 화살표를 어떻게 비교하고 옮길지 정하는 규칙)이 정하고, 거리와 각도를 재는 자(계량)가 주어지면 그 자에 맞는 접속은 레비-치비타 접속 하나로 정해졌다. 분포 하나를 점 하나로 삼는 휘어진 공간에서 거리를 재는 자는 피셔 계량(매개변수를 조금 바꿀 때 분포가 얼마나 달라지는지를 재는 자) 하나뿐이다. 자가 하나인데 곧은 길이 어떻게 둘일 수 있을까?
쌍대 접속: 둘이서 함께 내적을 지키는 짝
자 하나가 접속 하나를 정한다는 정리(리만 기하학의 기본 정리)를 다시 읽어 보면, 이 정리는 접속에 두 가지를 함께 요구한다. (1) 화살표를 옮겨도 길이와 각도가 그대로일 것, 곧 계량 호환성(metric compatibility). (2) 두 방향으로 미분하는 순서를 바꿔도 어긋남이 없을 것, 곧 비틀림 없음(torsion-free). 두 조건을 모두 걸면 답은 하나뿐이다. 하나를 풀어 주면 어떻게 될까? 첫째 조건을 한 접속이 혼자 지키지 않아도 된다면, 무엇이 남을까?
줄어든 만큼 늘여 주는 짝
가장 작은 경우부터 보자. 두 화살표의 내적은 두 길이의 곱에 사이 각의 코사인을 곱한 것이라, 방향이 하나뿐인 직선 위에서는 내적이 두 길이의 곱 그 자체다. 짝을 맞추는 일을 곱셈 하나로 볼 수 있는 가장 작은 시험대다.
자가 어디서나 1인 직선 위에서, 어떤 접속 ∇로 화살표를 한 구간 옮기면 길이가 반으로 줄고, 짝 ∇∗로 옮기면 두 배로 늘어난다고 하자. ∇는 길이를 지키지 못하니 계량 호환이 아니다. 길이 1인 두 화살표 Y, Z의 내적은 처음에 1×1=1이다. Y는 ∇로, Z는 ∇∗로 옮기면 0.5×2=1로 내적이 그대로다. ∇ 혼자서는 길이를 지키지 못하지만(1이 0.5가 된다), 줄어든 만큼을 ∇∗가 반대쪽에서 늘여 메운다.
직선 위 두 화살표의 짝맞춤. 윗줄의 화살표 Y는 접속 ∇로 한 구간 옮기면 길이 1이 0.5로 줄고, 아랫줄의 화살표 Z는 짝 ∇∗로 옮기면 길이 1이 2로 는다. 두 길이의 곱(내적)은 처음 1 × 1, 옮긴 뒤 0.5 × 2로 그대로 1이다
곡면 위에서는 이 짝맞춤을 미분으로 적는다. 레비-치비타 접속의 계량 호환성은 다음 식으로 표현된다. 두 벡터장의 내적을 방향 X로 미분한 값이, 한쪽씩 미분해서 내적한 두 항의 합과 같다는 것이다.
이 등식을 만족하는 ∇∗를 ∇의 쌍대 접속이라 부른다. 쌍대(dual)는 서로 짝이 되어 한쪽이 다른 쪽을 정하는 관계를 말한다. 직선 위에서 ∇가 길이를 0.5배로 줄이면 짝은 그 역수인 2배로 늘여야 했던 것처럼, ∇를 정하면 그 짝은 하나로 정해진다.
식으로도 같다. Y를 ∇로, Z를 ∇∗로 평행이동(곡선을 따라 접속이 말하는 대로 돌리지 않고 옮기기)하면 오른쪽 두 항이 모두 0이 되어, 내적 g(Y,Z)가 보존된다. 한 접속만으로는 길이도 각도도 지키지 못하지만, 두 접속이 짝을 지으면 내적을 지킨다.
∇=∇∗인 특수한 경우가 바로 레비-치비타 접속이다. 비틀림 없는 접속 가운데 “자기 자신이 쌍대인” 것은 레비-치비타 하나뿐이다. 쌍대 접속 이론에서 레비-치비타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여러 접속이 늘어선 줄의 한가운데에 놓인다.
쌍대 접속 (거울 접속 / Dual Connection, ∇ and ∇∗) — g(∇XY,Z)+g(Y,∇∗XZ)=X⋅g(Y,Z)를 만족하는 접속 쌍. 레비-치비타 접속이 내적을 “혼자서” 보존한다면, 쌍대 접속은 “둘이서 함께” 보존한다. 한 접속이 줄이거나 늘여 놓은 내적을 쌍대 접속이 정확히 되돌린다. 계량이 정해지면 모든 접속에는 쌍대가 하나씩 있고, 비틀림 없는 접속 가운데 자기 자신이 쌍대인 것은 레비-치비타뿐이다.
출발 문제의 두 한가운데를 만든 두 곧은 길이 바로 이런 짝이다. 두 길은 비틀림 없음은 지키고, 계량 호환성은 버린 것이 아니라 짝으로 나누어 가진다.
문제 1 — 값이 오르면 얼마나 덜 사야 하나
확인 한 식당이 쓰는 재료의 단가가 매주 10%씩 오른다. 식당은 이 재료에 매주 같은 금액만 쓰기로 했다. 3주 뒤에 사는 양은 처음의 몇 배인가? 「매주 10%씩 덜 산다」로 맞추면 3주 뒤에 쓰는 금액은 처음의 몇 배가 되는가?
같이 풀기 세션 1
김민준
10% 오르면 10% 덜 사면 되죠. 0.9를 세 번 곱해서 0.729배요.
선생님
첫 주만 볼까요? 단가가 1.1배, 양이 0.9배면 쓰는 돈은 몇 배예요?
김민준
1.1×0.9=0.99… 1%가 모자라네요. 세 주면 1.331×0.729≈0.970이라 3%쯤 덜 쓰게 돼요. 양은 0.9배가 아니라 1.1로 나눈 약 0.909배씩 줄여야 하고, 3주 뒤에는 1/1.331≈0.751배예요.
이서연
단가가 몇 배가 되든 양은 그 역수배가 돼야 곱이 그대로야. 한쪽을 정하면 다른 쪽은 저절로 정해지고.
김민준
과제 점수를 10% 올려 받았다가 지각으로 10% 깎이면 원래 점수가 될 줄 알았는데, 조교님이 1.1 곱하고 0.9 곱하면 0.99라고 하셨던 게 이거였어요.
문제 2 — 따로 옮기면 무엇이 남는가
확인 쌍대 접속 ∇, ∇∗가 있다. 곡선을 따라 벡터 Y는 ∇로, 벡터 Z는 ∇∗로 평행이동하면 내적 g(Y,Z)는 어떻게 되는가? Y와 Z를 둘 다 ∇로 옮기면 어떤가?
같이 풀기 세션 2
김민준
둘 다 보존 안 되는 거 아니에요? ∇가 계량 호환이 아니라고 했잖아요. 계량 호환이 아니면 평행이동할 때 내적이 깨지는 거고요.
이서연
쌍대 식에 넣어 보자. X를 곡선의 속도로 두면 Y를 ∇로 옮겼으니까 ∇XY=0이고, Z를 ∇∗로 옮겼으니까 ∇∗XZ=0이야. 오른쪽이 0+0이니까 Xg(Y,Z)=0, 곧 곡선을 따라 내적이 변하지 않아.
선생님
민준 학생 말도 절반은 맞아요. 두 번째 경우, 둘 다 ∇로 옮기면 어떻게 되죠?
김민준
그때는 Z 쪽 항이 g(Y,∇∗XZ)인데, Z를 ∇로 옮겼으니 ∇∗XZ가 0이라는 보장이 없네요. 그래서 그때는 깨질 수 있고요. 제가 두 경우를 한데 뭉뚱그렸어요.
선생님
맞아요. 한 접속으로는 내적을 못 지키지만, 짝을 맞춰 한쪽씩 맡기면 지켜요. 쌍대라는 말이 바로 이 짝맞춤이에요.
김민준
아까 단가 문제랑 같네요. 값이 1.1배가 되면 양은 정확히 1.1로 나눠야 금액이 그대로였던 것처럼, ∇가 줄인 만큼 ∇∗가 정확히 되돌려야 내적이 남아요.
이서연
그런데 정의 끝에 「비틀림 없는 접속 가운데 자기 자신이 쌍대인 것은 레비-치비타뿐」이라고 단서가 붙어 있어요. 「비틀림 없는」을 빼면 어떻게 돼요?
선생님
자기 자신이 쌍대라는 건 ∇∗=∇라는 뜻이죠. 그걸 쌍대 식에 넣으면 무슨 식이 되죠?
이서연
오른쪽 항의 ∇∗가 ∇로 바뀌니까 처음 본 계량 호환성 식 그대로예요. 자기 자신이 쌍대인 접속은 그냥 계량 호환인 접속이고, 하나로 좁혀지려면 비틀림 없음까지 걸어야 하는 거네요. 단서를 빼면 계량 호환인 접속이 여럿 남고요.
선생님
맞아요. 조건 하나를 빼면 답이 하나에서 여럿으로 늘어나요.
이서연
해석학에서 정리의 가정을 하나만 빼도 반례가 줄줄이 나오던 것처럼, 「하나뿐」이라는 말은 조건이 다 붙어 있을 때만 하는 말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