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노미: 한 바퀴 돌고 온 화살표의 어긋남
밀고 눌러 내리기로 정한 평행이동을 닫힌 경로에서 해 보면, 평면에서 당연했던 성질이 깨진다. 평면에서는 어떤 경로를 돌아도 화살표가 제자리였지만, 구면에서는 출발 문제처럼 한 바퀴 돌고 온 화살표가 어긋난다. 같은 출발점에서 같은 도착점으로 가더라도, 어떤 경로를 택하느냐에 따라 화살표의 최종 방향이 달라진다.
출발 문제에서는 적도를 따라 간 거리를 두 배로 늘리면 회전량도 두 배가 되었다. 이 어긋남이 정말 경로가 둘러싼 넓이를 따라가는지, 넓이와 나란히 적어 확인해 보자.
되돌아옴의 어긋남과 홀로노미 정리
출발 문제의 실험(북극 → 적도 → 적도를 따라 동쪽 → 북극)을 둘러싼 넓이와 나란히 적어 보자. 이 삼각형은 반지름 1인 구에서 넓이가 적도를 따라 간 각도(라디안)와 같다. 같은 모양을 반지름 2인 구에 그리면 넓이는
| 적도를 따라 간 각 | 넓이 (반지름 1) | 넓이 (반지름 2) | 화살표의 회전 (두 구 모두) |
|---|---|---|---|
| 90° | 1.571 | 6.283 | 90° = 1.571 rad |
| 180° | 3.142 | 12.566 | 180° = 3.142 rad |
| 360° | 6.283 | 25.133 | 360° = 6.283 rad (제자리) |
두 구 모두 한 바퀴 돌고 온 화살표의 어긋남이 둘러싼 넓이를 따라 커진다. 이 어긋남에 이름을 붙이자.
- 홀로노미 (되돌아옴의 어긋남 / Holonomy) — 닫힌 경로를 따라 평행이동한 벡터가 출발점에 돌아왔을 때 처음 벡터와 어긋난 각. 평평한 공간에서는 어떤 닫힌 경로에서나 0이다.
반지름 1인 구에서는 넓이 1당 1 rad 돈다. 반지름 2인 구에서는 넓이가 4배인데 회전은 같으니 넓이 1당 0.25 rad이다. 이 넓이당 회전이 가우스 곡률
곡률이 곳마다 다르면 작은 넓이마다 곡률을 곱해 모두 더한다. 곡면 위의 닫힌 곡선
이 관계를 홀로노미 정리라 부른다. 표의 360° 줄에서 보듯 각도는 한 바퀴
구면 위의 닫힌 경로를 따라 화살표를 평행이동하는 실험실이다. 경로를 구면 삼각형이나 위도선으로 고르고 크기를 바꾼 뒤 재생해 보자. 한 바퀴를 다 돌면, 위젯이 직접 계산한 회전각(측정)과 둘러싼 넓이로 예측한 값
역사: 굴러가는 공과 「홀로노미」라는 이름
제자리에 돌아왔는데 어느 길로 왔느냐가 흔적으로 남는 일은 역학에서 먼저 골칫거리가 되었다. 1894년 하인리히 헤르츠(Heinrich Hertz)는 책 『역학의 원리』에서 물체의 움직임에 붙는 제약을 두 부류로 갈랐다. 한쪽은 제약이 물체가 놓일 수 있는 자리들 사이의 관계로 적혀, 헤르츠의 말로 「적분 법칙」을 따르는 계다. 그는 이런 계를 홀로노믹 계라 불렀다(그리스어 holos는 「전체」라는 뜻이다). 다른 쪽은 한 순간 한 순간 어느 쪽으로 움직일 수 있는지만 정하는 「미분 법칙」만 따르는 계다.
미끄러지지 않고 구르는 공이 뒤쪽의 대표다. 탁자 위의 같은 자리로 굴려 와도, 어느 길로 굴렸느냐에 따라 공의 자세가 다르다. 반지름 1인 공을 한 변이 공 둘레의 4분의 1인 정사각형을 따라 굴려 제자리에 오면, 처음 바닥에 닿아 있던 점이 공의 옆면으로 올라가 있다. 자리만 알아서는 자세를 알 수 없는 것이다. 1926년 엘리 카르탕(Élie Cartan)은 대칭이 큰 공간들을 분류하면서, 한 점에서 출발해 돌아오는 경로들이 만드는 이런 어긋남을 모두 모아 홀로노미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 장의 화살표도 굴러가는 공과 같은 처지다. 제자리에 돌아와도 어느 길로 왔는지가 화살표에 남는다.
곁글 · 한 바퀴 돌아와서 어긋난 만큼으로 안에 숨은 것을 읽는다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길을 한 바퀴 돌고, 돌아왔을 때 처음과 어긋난 만큼을 잰다. 고리 안쪽을 하나하나 들여다보지 않아도 그 어긋남이 안에 무엇이 있는지를 알려 준다. 안에 아무것도 없으면 어긋남도 없다.
전기 기사가 전선의 전류를 잴 때 쓰는 클램프 미터가 이렇게 잰다. 집게처럼 벌어지는 고리로 전선을 감싸기만 하면, 전선을 끊거나 건드리지 않고도 전류를 읽는다. 전류가 흐르는 전선 둘레에는 자기장이 생기고, 닫힌 고리를 따라 자기장을 한 바퀴 더한 값은 고리 안을 지나는 전류의 합과 같다(앙페르의 법칙). 그래서 전류가 오가는 두 가닥이 함께 든 전깃줄을 통째로 물리면, 두 전류가 서로 지워져 0이 나온다. 클램프 미터가 읽는 것은 고리 안을 지나는 전류의 알짜 합이다.
기계학습에도 같은 수가 있다. 2017년 주준옌(Jun-Yan Zhu)·박태성·이솔라(Phillip Isola)·에프로스(Alexei Efros)의 CycleGAN은 말 사진을 얼룩말 사진으로 바꾸는 모델을, 같은 장면의 말·얼룩말 사진 짝 없이 학습했다. 정답 짝이 없으니 바꾼 사진이 맞았는지 하나하나 대 볼 수 없다. 대신 말 → 얼룩말 → 말로 한 바퀴 돌려, 돌아온 사진이 처음 사진과 어긋난 만큼을 벌점으로 삼았다. 한 바퀴의 어긋남이 두 번역기 어딘가에 숨은 잘못을 드러낸다.
홀로노미 정리도 같은 자세다. 화살표를 한 바퀴 돌려 어긋난 각 하나로, 고리 안 곡률을 모두 더한 값을 읽는다.
문제 3 — 환전 한 바퀴
확인 수수료가 없는 가상의 환전소 세 곳이 있다. 첫 곳은 1달러를 1,400원에, 둘째 곳은 1달러를 150엔에, 셋째 곳은 100엔을 950원에 바꿔 준다(세 곳 모두 양쪽 방향으로 같은 값에 바꿔 준다). (가) 140만 원을 원 → 달러 → 엔 → 원 순서로 한 바퀴 바꾸면 얼마가 되는가? (나) 14만 원으로 같은 바퀴를 돌면 몇 % 늘어나는가? (다) 거꾸로 원 → 엔 → 달러 → 원으로 돌면? (라) 셋째 곳이 100엔을 몇 원에 바꿔 주면 어느 쪽으로 돌아도 제자리인가?
같이 풀기 세션 3

(가)는 140만 원 → 1,000달러 → 15만 엔 → 142만 5천 원. 2만 5천 원 벌었어요. (나)는 돈이 10분의 1이니까 버는 것도 2,500원, 비율로는 똑같이 1.79%예요. (다)도 같은 세 곳을 도니까 역시 1.79% 벌겠죠.

거꾸로 도는 건 한 바퀴의 환전을 하나하나 되돌리는 거죠. (가)에서 한 바퀴가 몇 배였어요?

1.0179배요. 거꾸로 돌면 그 역수, 0.9825배니까 오히려 1.75% 잃어요. 도는 방향을 바꾸니까 어긋남도 뒤집혔어요.

그리고 얼마로 시작하든 배율은 같아. 어긋남은 들고 간 돈이 아니라 세 환율이 만든 고리에서 나오는 거지. (라)는 1달러 = 1,400원 = 150엔이니까 100엔은

세 환율이 모두 한 가지 가치 기준에서 나온 것처럼 맞아떨어지면, 어느 고리를 어느 방향으로 돌아도 어긋남이 없어요. 어긋남이 있다는 건 표 어딘가에 맞아떨어지지 않는 곳이 있다는 뜻이고요.

평면이 그랬네요. 어느 경로를 돌아도 화살표가 제자리였으니까요.
문제 4 — 원기둥을 한 바퀴 감는 원
확인 원기둥 옆면에서 둘레를 한 바퀴 감는 수평 원을 따라 화살표를 평행이동한다. 제자리로 돌아왔을 때 화살표는 몇 도 돌아가 있는가?
같이 풀기 세션 4

360°요. 원기둥을 한 바퀴 빙 돌았으니까 화살표도 같이 한 바퀴 돌았겠죠.

아니야, 0°. 원기둥은 종이를 말아서 만든 거라

서연 학생, 그 적분의

어… 원 위쪽도 아래쪽도 고리 모양 띠라서, 원이 감싸는 원판 같은 "안쪽"이 원기둥 위에 없네요. 정리의 조건이 성립하지 않아요.

맞아요. 답 0°는 맞지만, 그 이유로는 말할 수 없어요. 다른 이유를 찾아볼까요? 민준 학생, 원기둥을 한 줄 잘라서 펴면 이 원은 뭐가 돼요?

직사각형 위의 가로 선분이요! 평면에서 선분 따라 화살표를 밀면 방향이 그대로니까… 다시 말아 붙여도 0°네요. 제가 말한 360°는 원기둥 밖에서 본 방향이었어요. 곡면 위의 개미한테는 한 번도 안 돌린 거고요.

조교님이 제 코드 보고 "좌표축을 같이 돌려놓고 값이 변했다고 하면 안 된다"고 한 거랑 같네요. 기준이 같이 돌아가면 안 된 것도 된 것처럼 보이잖아요.

정리를 쓰기 전에 가정부터 확인해야지. 해석학 시간에 그린 정리를 구멍 난 영역에 그냥 썼다가 틀린 적 있는데, 똑같은 실수를 할 뻔했어.
문제 5 — 제자리로 돌아온 매개변수, 돌아간 모멘텀
계산 매개변수가 반지름 1인 구면 위에 묶인 모델을, 모멘텀을 평행이동으로 옮기는 곡면 위 옵티마이저로 학습한다. 세 번의 걸음으로 매개변수가 북극 → 북극에서 20° 떨어진 경도 0°의 점 → 북극에서 20° 떨어진 경도 90°의 점 → 북극으로, 대원 조각을 따라 돌아왔다. 그래디언트가 새로 더한 몫은 빼고, 첫 걸음 직전의 모멘텀 몫(첫 걸음 방향을 가리킨다)만 따라가자. (가) 제자리로 돌아왔을 때 이 모멘텀 몫은 처음 방향과 몇 도 어긋나 있는가? 삼각형이 작으니 평면 삼각형으로 어림해 보라. (나) 같은 세 점을 거꾸로 돌면?
위 그림 도구에서 「문제 5 불러오기」를 누르면 이 삼각형이 들어간다.
같이 풀기 세션 5

그래디언트 몫을 뺐으니까 모멘텀은 옮겨지기만 했잖아요. 평행이동은 돌리지 않고 옮기는 거니까 0°요.

출발 문제의 화살표도 돌리지 않고 옮겼죠. 그런데 무엇이 달랐어요?

아… 제자리에 돌아와도 경로가 둘러싼 넓이만큼 어긋났어요. 이번 삼각형도 뭔가를 둘러싸고 있고요.

삼각형이 작으니까 평면으로 어림하면, 북극에서 나가는 두 변이 20°, 곧 0.349 rad씩이고 사이각이 90°라 넓이가

도구에서 불러와 돌려 보니 3.6°가 나와요. 어림이 조금 작은데요?

구면 삼각형은 두 변과 사이각이 같은 평면 삼각형보다 조금 넓어요. 그 차이예요. 작은 고리일수록 평면 어림이 잘 맞고요.

(나)는 영역을 오른쪽에 두고 도니까 반대쪽으로 3.6° 돌아가겠네.

아까 환전 한 바퀴랑 같네요. 어긋남은 들고 간 모멘텀이 아니라 매개변수가 돈 고리에서 나오고, 거꾸로 돌면 뒤집혀요. 그래디언트가 없어도 곡면 위에서 빙 돌아오면 모멘텀 방향이 틀어져 있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