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일 텐서: 리치가 버린 모양 변화
물질이 없는 곳에서는
먼지 공 두 개
자유낙하하는 작은 먼지 공 하나가 잠깐 사이에 어떻게 변하는지로 두 곳을 비교해 보자. 처음 공의 반지름은 1이고, 숫자는 한 예다.
| 곳 | 잠깐 뒤 세 방향의 반지름 | 부피 (처음 = 1) |
|---|---|---|
| 먼지 구름 속 | 0.99, 0.99, 0.99 | 0.970 |
| 지구 바깥 진공 | 지구 쪽 1.01, 옆으로 0.995, 0.995 | 0.9999 |
먼지 구름 속에서는 모든 방향으로 고르게 모여 부피가 준다. 리치 곡률이 재는 부피 변화다. 진공에서는 지구 쪽으로 길쭉해지고 옆으로 가늘어질 뿐, 부피는 거의 그대로다.
- 바일 텐서 (모양만 바꾸는 곡률 / Weyl Tensor,
) — 리만 곡률 텐서에서 리치 텐서로 결정되는 부분을 빼고 남은 나머지. “대각합이 0인(traceless)” 곡률이라고도 한다. 바일 텐서는 부피를 바꾸지 않고 모양만 변형하는 곡률이다. 4차원에서는 리만 곡률의 20개 성분 가운데 리치가 가져가지 않은 10개를 담는다. 3차원 이하에서는 바일 텐서가 항상 0이다(왜 그런지는 아래 문제 9에서 개수로 센다).
이 텐서는 1918년 헤르만 바일(Hermann Weyl)이 골라냈다. 계량을 점마다 다른 배율로, 다만 한 점에서는 모든 방향으로 같은 배율로 늘이거나 줄여도 바일 텐서는 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등각 곡률 텐서(conformal curvature tensor)라고도 부른다. 모든 방향으로 같은 배율로 늘이는 것은 크기만 바꾸고 모양은 두는 변화이니, 그런 변화로 건드릴 수 없는 몫이 곧 모양의 몫이다.
곁글 · 줄여서 요약하되, 버린 것에 이름을 붙여 따로 챙긴다
요약은 줄이는 일이고, 줄이면 무언가가 빠진다. 빠진 것을 오차로 치워 버리지 않고 「나머지」라는 이름을 붙여 따로 챙기면, 요약이 설명하지 못한 그 몫이 다음 발견의 단서가 되곤 한다.
1821년 프랑스의 천문학자 알렉시 부바르는 뉴턴의 중력 법칙으로 천왕성의 앞날 위치를 계산한 표를 냈다. 그런데 그 뒤의 관측은 표에서 조금씩 벗어났다. 위르뱅 르베리에는 계산이 설명하지 못한 이 나머지를, 아직 보이지 않는 행성이 천왕성을 끌어당겨 생긴 몫으로 보고 그 행성의 자리를 거꾸로 계산했다. 1846년 9월 23일 그의 편지를 받은 베를린 천문대의 요한 갈레는 그날 밤 한 시간도 안 되는 탐색 끝에, 예측한 자리에서 1도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해왕성을 찾았다.
통계에서도 같은 일이 있다. 1973년 통계학자 프랜시스 앤스컴은 점 11개짜리 자료 네 벌을 만들었다. 네 벌은 x와 y의 평균, 분산, 상관계수, 회귀 직선이 모두 같다. 요약 숫자만 보면 한 자료다. 그런데 그려 보면 하나는 직선 둘레에 흩어진 점, 하나는 휜 곡선, 하나는 곧은 줄에서 튄 점 하나, 하나는 한 세로줄에 몰린 점과 멀리 떨어진 점 하나다. 앤스컴이 보이려던 것은 계산하기 전에 자료를 그려 보아야 한다는 것, 곧 요약이 버린 모양을 따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리치 곡률과 바일 곡률도 이 짝이다. 리치는 부피라는 요약이고, 바일은 그 요약이 버린 나머지에 붙인 이름이다.
문제 8 — 평균은 그대로인데
확인 네 학생의 시험 점수가 작년에는 70, 70, 70, 70이었고 올해는 95, 45, 90, 50이다. (가) 조교는 반 평균이 두 해 모두 70이니 "이번 시험은 달라진 게 없다"고 했다. 맞는가? (나) 올해 점수에서 반 평균을 뺀 네 수를 모두 더하면 얼마인가? 다른 점수로 해도 그런가?
같이 풀기 세션 8

(가)는 평균이 같으니까 조교님 말이 맞죠. (나)는 25, −25, 20, −20이라 더하면 0이요.

작년 학생 한 명과 올해 학생 한 명의 점수를 맞혀 보라고 하면, 어느 해가 더 쉬워요?

작년은 무조건 70이라 쉽고, 올해는 45부터 95까지라 어렵네요. 평균은 같아도 점수가 퍼진 모양이 완전히 달라졌어요.

(나)는 어떤 점수든 늘 0이야. 네 점수의 합이 평균의 네 배니까, 평균을 뺀 나머지는 더하면 0일 수밖에 없어. 그러니 평균에는 그 나머지가 하나도 안 담겨.

더하면 늘 0인데, 네 수가 모두 0인 건 아니었죠. 그 점을 기억해 두고 다음 문제로 가 봐요.
문제 9 — 텅 빈 우주는 평평한가
킬러 지구 바깥의 진공에서는 아인슈타인 방정식이
(가) 지구 방향을
같이 풀기 세션 9


지구 옆으로 나란히 떨어지는 두 물방울을 생각해 봐요. 둘 다 어디를 향해 떨어지죠?

둘 다 지구 중심이요… 그럼 둘이 점점 가까워지네요. 옆 방향을 빼먹었어요. numpy로

아, 대각합이 0이니까 부피는 그대로인데 모양은 바뀌는 거네요! 이게 리치 0, 바일은 0이 아닌 상황이구나. 요약이 0이라고 원본이 0인 건 아니었어요.

잠깐, 바일 텐서는 3차원 이하에서 항상 0이라고 했잖아. 물방울이 사는 공간은 3차원이니까 곡률 전체가 리치로 정해지고, 리치가 0이면 리만도 0이야. 그럼 평평해야 하는데 모양은 바뀌잖아.

두 가지가 부딪혔네요. 서연 학생, 아인슈타인 방정식은 몇 차원 공간에 대한 식이죠?

시공간이니까… 4차원이요. 아, 3차원이라는 조건을 잘못 가져왔네요. 4차원에서는 리만 20개 중에 리치가 10개를 가져가고 바일이 나머지 10개를 가져가니까, 리치가 0이어도 바일은 남을 수 있어요.

그래요. 그럼 3차원에서는 왜 바일이 늘 0일까요? 개수로 답해 봐요.

3차원 리만 곡률의 독립 성분은

뉴턴 이론에서도 진공에서는

부피는 그대로 두고 모양만 바꾸니까, 대각합을 뺀 나머지인 바일 쪽이에요. 선형대수 시간에 대각합이 0인 행렬도 영행렬은 아니라고 배웠는데, 그걸 곡률에서 다시 만난 느낌이야. 대각합은 행렬의 요약일 뿐이지.

아까 시험 점수 문제랑 같네요. 평균이 작년과 같아도 점수가 양쪽으로 갈라졌던 것처럼, 부피는 그대로인데 모양이 양쪽으로 갈라졌어요. 평균만 보면 모양 변화는 안 보여요.

그게 이 장의 교훈이에요. 요약은 편리하지만, 요약에서 버린 정보가 때로는 바다를 움직여요.